
아침 첫걸음마다 발뒤꿈치가 찌릿하다면, 족저근막염일 수 있습니다
자고 일어나 화장실 가려고 첫발을 딛는 순간 통증 발생
진료실에서 거의 매주 듣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자고 일어나 화장실 가려고 첫발을 딛는 순간, 발뒤꿈치가 바늘로 찌르듯 아파요. 그런데 몇 걸음 걷다 보면 좀 가라앉아요."
오전엔 그럭저럭 지내다가 오후 늦게 다시 뻐근해진다는 말도 자주 따라옵니다. 마흔을 넘겨 걷기 운동이나 등산을 새로 시작한 분,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분에게 특히 많습니다.
이 이야기는 족저근막염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어디서 부딪친 적도 없는데 발뒤꿈치가 아프기 시작하니 큰 병인가 걱정하며 오시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은 수술까지 가지 않고 좋아집니다.
다만 낫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잘못 관리하면 오래 끕니다. 그래서 원인과 관리법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침 첫걸음이 왜 유독 아픈가요?
발바닥에는 발뒤꿈치뼈에서 시작해 발가락 쪽으로 부챗살처럼 뻗어 발의 아치를 받쳐 주는 단단한 섬유막이 있습니다. 이것을 족저근막이라고 합니다. 걸을 때마다 이 막이 팽팽하게 당겨지며 발이 받는 충격을 잡아 줍니다.
밤사이 누워 쉬는 동안 이 막은 살짝 오그라든 채 굳어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체중을 실으면 굳어 있던 막이 한꺼번에 쭉 당겨지고, 그 순간 발뒤꿈치 안쪽이 찢어지듯 아픕니다.
몇 걸음 걸어 막이 풀리면 통증이 누그러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오래 앉아 있다 일어설 때 비슷하게 아픈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왜 이런 막에 염증이 생기나요?
족저근막염은 이 족저근막이 발뒤꿈치뼈에 붙는 자리에 반복적인 부담이 쌓여 미세하게 손상되고 아파지는 병입니다. 이름은 '염증(-염)'이지만, 세균에 감염된 염증과는 다릅니다. 반복적인 힘과 노화에 따른 변화가 겹쳐 생기는 것으로, 팔꿈치를 많이 써서 생기는 테니스 엘보와 비슷한 이치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갑자기 걷는 양이나 운동량을 늘렸을 때, 오래 서서 일할 때, 바닥이 얇고 딱딱한 신발을 자주 신을 때 잘 생깁니다. 발뒤꿈치 힘줄(아킬레스건)과 종아리가 뻣뻣한 것도 영향을 줍니다.
체중이 늘면 그만큼 발바닥에 실리는 부담이 커져 잘 낫지 않습니다. 주로 40~70대에 많고, 여성에게 조금 더 흔하다는 보고도 있습니다(Campbell's Operative Orthopaedics 기준).

엑스레이를 꼭 찍어야 하나요? 뼈가시가 원인인가요?
진단은 대개 증상과 진찰만으로 충분합니다. 발뒤꿈치뼈 안쪽 아래를 눌렀을 때 콕 집어 아픈 자리가 있으면 거의 족저근막염입니다.
엑스레이를 찍으면 발뒤꿈치뼈에 뾰족하게 자라난 뼈가시(골극)가 보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통증의 '원인'으로 오해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족저근막염 환자의 절반 정도에서 뼈가시가 보일 뿐, 그것이 아픔의 원인인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뼈가시가 있어도 안 아픈 사람이 많고, 그래서 뼈가시를 없앤다고 통증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엑스레이는 오히려 피로골절처럼 다른 원인을 가려내기 위한 검사에 가깝습니다.

집에서 먼저 해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족저근막염은 90% 이상이 수술 없이 좋아지고, 그 중심은 꾸준한 스트레칭입니다.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기 전, 발가락을 손으로 몸 쪽으로 젖혀 발바닥이 당기는 느낌으로 20~30초씩 몇 차례 늘여 줍니다. 수건을 발끝에 걸어 당기는 것도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벽을 짚고 뒤쪽 다리를 펴 종아리와 발뒤꿈치 힘줄을 늘이는 스트레칭도 함께하면 좋습니다. 앉아서 살짝 얼린 물병이나 작은 공을 발바닥으로 굴려 주는 것도 통증을 줄여 줍니다. 하루 두세 번, 몇 주 이상 꾸준히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신발도 중요합니다. 쿠션이 있고 발뒤꿈치를 감싸 주는 신발을 신고, 발뒤꿈치를 받쳐 주는 깔창(보조기)을 쓰면 걸을 때 부담이 줄어듭니다.
아플 때는 오래 걷기나 뛰기를 잠시 줄이고, 통증이 심한 며칠은 소염진통제를 짧게 쓸 수 있습니다. 체중이 많이 나간다면 조금 줄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주사나 체외충격파는 언제 하나요?
스트레칭과 신발 조절로 몇 주를 지내도 나아지지 않으면 그다음 단계를 고려합니다.
소염진통제와 물리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으면 체외충격파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체외충격파 치료도 모든 족저근막염을 완치해 주지는 못하지만, 임상적으로 많은 경우에 증상이 호전됩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통증을 비교적 빨리 가라앉혀 주지만, 족저근막 파열의 위험성이 높아 제한적으로 사용됩니다.
수술은 꼭 해야 하나요?
거의 필요하지 않습니다. 6개월에서 1년 넘게 스트레칭·깔창·주사 등 할 수 있는 보존적 치료를 다 했는데도 일상생활이 어려울 만큼 통증이 남는, 아주 일부에서만 수술을 이야기합니다.
수술을 하더라도 통증이 완전히 사라진다고 장담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점을 충분히 이해하신 뒤 결정해야 하는 치료입니다.

얼마나 지나야 좋아지고, 재발은 어떻게 막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하루아침에 낫는 병은 아닙니다. 대부분 몇 주에서 몇 달에 걸쳐 서서히 좋아지고, 관리가 늦어지면 해를 넘기기도 합니다. 그래도 앞서 말씀드린 방법을 꾸준히 지키면 대다수가 수술 없이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재발을 막는 방법도 결국 같습니다. 통증이 가라앉았다고 방심하지 말고 아침 스트레칭과 신발 관리를 습관으로 유지하시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운동량은 한 번에 늘리지 말고 조금씩 올리고, 바닥이 얇은 신발로 오래 걷는 일은 피하시길 권합니다.
이럴 때는 병원에 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은 스스로 관리하며 좋아지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진료를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양쪽 발뒤꿈치가 함께 아프거나, 아침 발 통증에 더해 다른 관절도 뻣뻣하고 아프다면 발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강직성 척추염 같은 전신 질환이 숨어 있을 수 있어 확인이 필요합니다.
당뇨가 있으면서 발뒤꿈치가 붓고 열이 나거나 붉어진다면 감염일 수 있으니 서둘러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쉴 때나 밤에도 콕 집히듯 아픈 통증이 이어진다면 피로골절도 살펴봐야 합니다. 걷다가 발바닥에서 뚝 하는 느낌과 함께 갑자기 심한 통증과 멍이 생겼다면 근막이 끊어진 것일 수 있습니다.
이런 신호가 없더라도 몇 주 넘게 통증이 이어지거나 걷기가 힘들다면, 한 번쯤 진료로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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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이며, 개별적인 진단이나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