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리가 아플 때 신경외과와 정형외과, 어디로 가야 할까요
허리가 아파서 병원을 가보려다가, 정작 어느 과로 가야
안녕하세요. 바른신경외과,정형외과입니다.
허리가 아파서 병원을 가보려다가, 정작 어느 과로 가야 할지 몰라 창을 몇 번씩 껐다 켰다 하셨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정형외과인지 신경외과인지부터 막히고, 검색을 해보면 이 말 저 말이 갈려서 오히려 더 헷갈렸다고들 하십니다.
이 글은 어느 과가 더 낫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희는 신경외과지만, 허리 문제를 두고 신경외과가 정형외과보다 낫다고 말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 이야기는 사실과도 다릅니다. 다만 무엇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덜 헤매실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두 과 모두 척추를 봅니다. 이것부터 분명히 해두는 편이 좋겠습니다.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모두 허리·목 같은 척추 질환을 진료하고, 필요하면 수술도 합니다. 훈련받아 온 배경의 결이 조금 다를 뿐입니다. 전통적으로 정형외과는 뼈와 관절, 인대 같은 근골격 전반을 폭넓게 다루고, 신경외과는 뇌와 척수, 신경을 중심으로 수련합니다.
그런데 척추라는 부위가 좀 특이합니다. 뼈로 기둥을 세우고 그 한가운데 신경 다발이 지나가는, 뼈와 신경이 한 몸으로 붙어 있는 자리입니다. 수도관과 그 관을 감싼 콘크리트를 따로 떼어 생각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척추를 다루다 보면 두 과의 진료 영역이 상당 부분 겹치게 됩니다.
여기서 환자분들이 잘 모르시는 실용적인 이야기를 하나 해드리고 싶습니다. 간판이나 소개 글에 흔히 보이는 '척추 전문'이라는 표현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전문의 자격은 '정형외과 전문의', '신경외과 전문의'처럼 과 단위로 주어집니다. '척추 전문의'라는 별도의 자격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척추 전문'이라는 문구는 그 병원이 진료의 무게를 주로 척추에 두고 있다는 뜻이지, 국가가 인정한 세부 자격을 가리키는 말은 아닙니다.
그러니 '척추 전문'이라고 적혀 있는지를 보시기보다, 그곳이 어느 과 전문의가 보는 곳인지를 확인하시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이것은 어느 병원을 낮추려는 이야기가 아니라, 알아두시면 도움이 되는 사실입니다.

그럼 정작 내 증상은 어느 쪽에 가까울까. 이건 어디까지나 대략의 경향일 뿐 딱 잘라 나누기는 어렵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다리로 뻗치는 저림이 있거나, 발끝의 감각이 둔해지거나, 다리에 힘이 빠지는 느낌처럼 신경이 눌려서 생기는 증상이 뚜렷할 때는, 신경 상태를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평가가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넘어지거나 부딪친 뒤에 생긴 통증, 뼈 자체의 문제나 변형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뼈와 관절을 중심으로 보는 평가가 우선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구분에 너무 매이지는 않으셔도 됩니다. 어느 쪽으로 가시든 초진에서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진찰하고, 필요하면 엑스레이 같은 영상을 보면서 갈래를 잡아 드립니다. 그러다 다른 과의 평가가 더 맞겠다 싶으면 그렇게 안내해 드리는 것이 정상적인 진료입니다. "잘못 가면 어쩌지" 하고 오래 고민하시는 것보다, 일단 진료를 받아 방향을 잡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진료실에서 보면, 어느 과로 가야 하나 검색하며 며칠을 보내시고, 그사이 증상이 더 심해진 뒤에야 오시는 분이 은근히 많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과를 고르는 일은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덜 중요합니다. 그보다 진료를 미루지 않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과를 따지기보다, 병원을 고르실 때 이런 점을 살피시면 실제로 도움이 됩니다.
1. 그 과의 전문의 자격을 갖춘 의사가 진료하는지
2. 증상을 충분히 듣고 몸을 직접 진찰하는지, 영상만 보고 판단하지는 않는지
3. 응급이 아니라면 비수술 치료부터 단계적으로 접근하는지
4. 수술을 권한다면 왜 지금 필요한지를 납득되게 설명해 주는지
이 네 가지가 지켜진다면, 그곳이 정형외과인지 신경외과인지는 사실 그다음 문제에 가깝습니다.
물론 과를 따질 상황이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며칠 전부터 소변이 잘 안 나오고, 앉았을 때 사타구니 쪽 감각이 이상해요. 양쪽 다리에 힘도 자꾸 빠지고요."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이라면, 어느 과가 좋을지 검색하실 때가 아닙니다. 대소변 조절이 갑자기 어려워지거나, 사타구니와 항문 주변(회음부)의 감각이 둔해지거나, 양쪽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마비가 빠르게 번지는 경우는 신경이 심하게 눌리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과를 고민하지 마시고 곧바로 병원이나 응급실을 찾으셔야 합니다. 겁을 드리려는 것이 아니라, 이런 경우는 시간을 다투기 때문에 꼭 알아두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허리가 아플 때 정형외과냐 신경외과냐를 두고 오래 저울질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두 과 모두 척추를 봅니다. 어느 과인지보다, 제때 진료를 받고 통증의 원인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허리가 보내는 신호를 너무 오래 미뤄두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