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치매란? 평균 연령이 높아지면서 치매 인구의 부양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러한 치매의 주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알츠하이머병입니다. 그렇다면 치매는 무슨 병일까요? 어디서부터 치매라고 진단하고 언제부터 약을 먹어야 하는 건지, 가끔 기억력이 깜박깜박하는데 이런 것이 치매기가 있다는 것일까요? 사실 치매는 이렇게 명확하게 선이 그어져 있는 병이 아니라 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치매라는 병은 다음과 같이 정의됩니다. “인지기능의 저하로 일상생활 수행능력에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 사진 찍어서 혹은 피검사에서 어떠한 소견이 보인다고 하여 치매를 확진하지 않습니다. 치매라는 병은 증상적인 병이고, 일정한 기준을 정하여 그 범주 안에 들어가는 경우를 치매로 진단하고 치료하게 됩니다. 따라서 어떠한 원인이든 사람의 인지기능의 저하를 일으켜 그에 따른 일상생활 수행능력의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에는 치매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치매 원인 치매는 매우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게 되는데요, 뇌졸중등 뇌혈관의 문제로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 이제는 많이 알려진 알츠하이머 치매와 파킨슨 치매, 루이체 치매, 알코올성 치매 등등. <참고> 전신마취 등 일시적인 이벤트에 의한 인지장애는 “섬망”이라고 하여 따로 분류합니다. 치매 증상 위에서 말한 것처럼 치매는 인지 기능의 저하로 일상생활 수행 능력에 장애를 일으키는 증상을 말하는데, 두명의 가상의 인물을 통해 더 자세하게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 A씨의 스토리입니다. 이름: A / 성별: 남자 나이: 67세 직업: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 정년 퇴임 – A 씨는 멋쟁이 할아버지다. 2년 전 학교에서 정년퇴임을 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부인과 둘이 살고 있다. 외출할 때 중절모는 필수이다. 동네 산책을 할 때도 중절모에 양복을 입고 지팡이를 들고 나간다. 평소 건강에는 자신이 있다. 67년 평생 동안 잔병치레 한번 한 적이 없다. 남들 다 있다는 혈압도 정상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건망증이 심해진 것을 느낀다. 부엌에 냉장고에 물건을 가지러 갔다가도 무엇을 가지러 갔는지 까먹고 냉장고를 닫고 돌아온다. 얼마 전에 받은 아들 내외의 용돈을 어디에 두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어제는 2주 전에 약속한 옆집 김 할아버지와의 점심 약속이 있었는데 까맣게 잊고 있다가 김 할아버지의 전화에 몇 번이고 사과를 했다. 더 이상은 안되겠다고 생각한 A 씨는 혼자서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 와서 대화를 나누어 본 결과 A 씨는 대부분의 질문에 잘 대답하였다. 본인의 집 주소에서부터 아들 손주의 이름, 본인의 생일과 부인의 생일도 잘 기억했다. 본인이 몇 년도에 어떤 학교에서 근무했는지 등도 잘 기억하고 있었다. 이번에 큰손주가 중학교에 입학하는데 입학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했다. 평소에는 깜박깜박하지만 병원에서 의사가 물어보는 질문들은 너무나 기본적인 것들이라 대답하기 쉽다고 했다. 간이 치매 검사인 MMSE는 29/30점 이었다. 하지만 본인은 지금도 무언가 까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매우 불안하다고 말했다. A 씨의 경우에서 보이는 증상은 치매보다는 주관적으로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경도인지장애에 가깝습니다. 글에서 보이듯 A 씨는 기억력의 감퇴를 호소하고 있지만 일상생활과 관련된 활동에는 별 문제가 없고, 오히려 본인의 상태에 대하여 걱정하고 스스로 병원을 찾아올 만큼 본인의 관리를 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기억력의 감퇴는 마치 나이가 들면서 얼굴에 주름이 생기듯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인데요 이러한 경우 앞으로의 추적관찰이 필요하지만 당장 치매로 진단하여 약물 치료를 시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조금 다른 B 씨의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이름: B / 성별: 남자 나이: 75세 직업: 전직 영문학과 교수 -B 씨의 아들은 고민이다. 평소에 점잖기로 유명한 아버지가 최근 들어 어머님께 화를 내는 경우가 늘었다. 어머니가 외출만 하고 돌아오면 어디를 다녀왔는지 꼬치꼬치 캐물으시는 통에 어머니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근에 어버이날에는 선물로 드린 홍삼세트가 맘에 안 드신다며 노발대발하셨다. 그런데 그것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에는 옆집 김영감님한테 5만원을 빌리고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언성을 높이고 싸우신 적도 있다. 물론 아들이 가서 사과드리고 잘 수습했지만…평소 전혀 이러시던 분이 아니기에 더 걱정이 되어 병원에 모시고 왔다. 진료실에서 만나 B 씨는 매우 예의 바른 사람이었다. 젊은 시절 영국에 교환교수로 있었던터라 대화 중간중간에 영어도 섞어가며 손주뻘인 의사에게도 깍듯하게 대했다. 진료 중에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이런데 올 필요 없는데 왜 데리고 왔느냐며 아들을 힐책하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면담을 진행하며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다. 큰아들의 이름을 작은 아들의 이름으로 잘못 부르고, 젊었을 적 10년이나 거주하더 영국의 마을 이름을 제대로 대답하지를 못하는 증상을 보였다. 할머니와의 결혼 날짜도 기억하지 못하고, 무언가 정확한 기억을 요구하는 질문에는 말을 흘려버리시고는 했다. MMSE상에서는 19점이 측정되었고 함께 진행한 뇌 MRI상에서는 양측 해마의 특징적인 위축 소견이 발견되었다. B 씨의 경우는 전형적인 치매의 증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치매는 결과적으로 뇌 기능의 전반적인 저하를 가져오는 질병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증상이 다 나타날 수 있습니다. 보통 첫 번째 증상은 기억력의 소실로 나타나는데 최근의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오래된 기억은 비교적 잘 유지됩니다. 항목별로 보면 시간, 장소, 사람의 순서로 기억이 떨어지는데, “현재가 몇 년도 인지. 특정한 장소가 어디였는지, 그리고 옆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의 순서로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또한 사례에서 보듯이 성격의 변화를 일으키기도 하는데 갑자기 공격적이 되거나, 우울증 등이 나타나기도 하며 본인이 기억력 감퇴와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을 잘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우도 많습니다. 치매 증상 정리 -기억력의 감퇴 (최근의 이벤트에서 특히 심함,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한다) -성격의 변화 (우울감, 공격성 등) -지남력의 저하 (날짜 관념이 떨어지고, 길을 잃거나,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한다.) -판단력의 저하 (돈 계산이나 가전제품의 사용법 등을 잊어버린다.) 이외에도 다양한 정신, 신체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치매와 감별해야 할 질환으로는 실제로 기질적인 원인으로 인하여 인지기능의 저하를 일으키는 병들(뇌졸중, 뇌종양 등)과 노년기 우울증 등 정신과적인 질환이 비슷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치매 진단 치매는 어떻게 진단하나요? 치매의 진단이 중요한 이유는 치료를 시작하는 목적 외에도 국가에서 치매가 진단된 노인들에게 지원하는 항목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장기요양등급 심사의 경우에 치매진단이 있는 경우와 진단이 없는 경우 그 혜택이 다르며, 치매환자의 경우 치매약의 일정 부분을 국가가 지원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사회적 제도와 맞물려 치매의 진단은 종종 논란이 되기도 합니다. 의사마다 치매를 진단하기 위해서 시행하는 검사가 다른 경우도 있는데 대학병원의 경우 뇌에 대한 영상학적 검사에서부터 2시간이 꼬박 소요되는 신경심리검사, 정밀한 피검사 등을 하고, 치매를 진단하지만 개인의원의 경우 검사시간이 5분 남짓한 간이검사만으로 진단을 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치매의 검사방법들 엄밀히 말한다면 치매라는 질환 자체가 환자의 기능의 변화에 의하여 진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싼 검사들이 진단이 필수적인 것은 아닌데요, 하지만 치매의 진단이 사회적인 지원과 맞물려 처음 방문한 병원에서 치매진단을 요구하거나, 검사 결과를 고의로 엉망으로 답하여 혜택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문제가 되곤 합니다. 원칙적으로 치매 진단을 위해서는 1.환자의 병력에 대한 지속적인 기록 2.문답 및 수행능력 검사를 통한 환자의 인지기능 및 일상생활 수행능력 평가 3.다른 질환에 대한 감별 (영상학적 검사, 피검사등) 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좀 더 확실하게 모든 검사와 진료 기록이 있는 사람만 치매로 인정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와 같은 형태로 운영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진료와 검사의 목적은 환자의 호전과 질병에 대한 치료에 있기 때문입니다. 조건이 많아지면 관리 비용이며 검사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치매는 특정한 하나의 질병이라기보다는 인지기능 저하로 인한 일상생활의 장애를 겪는 경우를 이야기하는 명칭입니다. 또한 진단 여부에 따라 사회 전체의 부담이 달라지게 됩니다. 따라서 치매의 정확한 진단과 사회적 관리를 위해서는 의사와 환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